사쿠라대전 콜렉션 2008 리포트 (2008.11.22~23) サクラ大戦:Event

★지난 2008년 11월 22~24일 사흘간 오사카에서 열렸던 사쿠라대전 콜렉션 2008 참관기입니다★


 -1일째-

 11월의 인천공항은 무척이나 썰렁했다.
여행시즌도 아닌데다가 오를데로 오른 환율로 인해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급격히 줄어들던 시기.
오사카로 향하는 비행기 역시 텅텅 비어 있었고, 창가 자리에 앉고 싶다는 어린이들의 목소리들만 이따금 들려왔다.

 칸사이 공항에 도착한 건 11시 20분 무렵이었는데, 사람이 워낙 없었기 때문에 입국수속을 끝내고 텐노지로 향하는 JR 쾌속열차를 타기 까지는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한산한 칸사이 공항



열차 안에서.



1시가 안되어 열차는 텐노지 역에 도착했고, JR에서 사철인 타니마치선으로 갈아타 목적지인 텐마바시로 향했다.
'사쿠라대전 콜렉션 2008 in 오사카' 는 텐마바시 역 근처의 오사카 머천다이즈 마트라는 곳에서 열리고 있었다.
머천다이즈 마트는 텐마바시 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찾아갈 수 있었다.

 이번 사쿠라대전 콜렉션은 '전시회' 로서의 의미가 더욱 큰 이벤트라고 할 수 있었다.
평소에도 왁자지껄한 행사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고요한 건물 분위기부터 예전에 경험했던 이벤트들과는 다를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해주었다. 
사쿠라대전 콜렉션은 건물 2층의 E홀에서 개최 중이었다.


바로 이곳.

입장을 앞두고

내부는 사진촬영 금지였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사쿠라대전 콜렉션은 예전에는 입장료를 받은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무료로 누구나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었다.
행사장은 생각보다 무척 작았고, 입장객 역시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
이번 전시회의 메인이 되는 원화전은 주로 마츠바라 히데노리, 후지시마 코스케, 후지타 유키히사 선생의 일러스트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 일러스트들은 석판화 형태로 구입할 수도 있었는데 가격은 무려 157,500엔..
3월까지만 해도 태정낭만당에 놓여있던 사쿠라와 아이리스의 등신대 피규어가 놓여 있었고, 좀 더 둘러보자 코부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코부는 낭만당에 있을때처럼 랜덤으로 카메라를 빙빙 돌리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에리카, 사쿠라를 포함한 지난 라스트 레뷰쇼의 의상이 전시되어 있었다.

 입구 근방에는 태정낭만당의 임시 점포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예전 낭만당이 GIGO 5층에 위치하고 있었을때(난 못가봤다) 쓰였다고 하는 입간판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다.
임시 점포의 굳즈는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도 많아서 그다지 눈에 띄는 것은 없었지만, 이번 사쿠라대전 콜렉션을 위해 '컴플리트 팩' 이라는 상품이 준비되어 있었다. 

 몇가지 굳즈들을 집어들고 계산대 앞으로 가니 내 앞에는 먼저 온 사람 한명이 계산을 마치고 정리권 추첨을 하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친구가 마지막 하나 남아있던 정리권에 당첨이 되었다.
이번 사쿠라대전 콜렉션은 각 지역별로 출연진들의 스페셜 토크쇼가 예정되어 있었다.

도쿄: 타카노 우라라ㆍ소노자키 미에
나고야: 오리카사 아이ㆍ요코야마 치사ㆍ코바야시 사나에
오사카: 히다카 노리코ㆍ이노우에 키쿠코
후쿠오카: 없음-_-)

 토크쇼 정리권은 각 이벤트장에서 3천엔 이상의 굳즈를 구입하면 추첨을 통해 얻을수 있었고, 석판화를 구입해도 참가 자격이 주어졌다.
오사카에서의 토크쇼는 월요일이었기 때문에, 휴가를 얻지 못한 나는 참가할 수 없었지만 아무튼 3000엔 넘게 구입하긴 했기 때문에 카운터 앞에서 '혹시 제가 당첨이라도 되버리면 다른 분들께 피해가 가므로..' 어쩌구 하면서 허세를 부려보려고 했었는데 시도해 볼 상황조차 없어져 버렸다-_-

호세부르지마


 시간이 흘러 2시 정도가 되자 썰렁했던 전시장은 하나둘 사람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살 건 다 샀고, 더 이상 특별히 할일이 남아있지는 않았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에(이것 때문에 일본에 왔으니까) 머뭇거리다가 원화가 전시되어 있는 쪽으로 가보자 석판화 구입이라도 하려는 건지 스탶들과 상의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눈에 띄었다.
뭐야 이 부자놈들은..
그림의 떡 마냥 일러스트들을 쳐다보다가 지나가는 스탶을 붙잡고 푸념하듯이 한마디 던졌더니(高いっすよ!) 인정하는 건지 껄껄 웃기만 한다.
스탶하고 이야기를 좀 하다가 한국에서 왔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이 전시회 보러 왔다고 하니 깜짝 놀라는 분위기.
11월 초에 나고야에서 했던 이벤트에서는 대만 여자애가 왔었는데 그친구는 유학생이었고, 직접 외국에서 보러 온 건 내가 처음이라는 것이다.
3월에 태정낭만당에서 굴욕을 당했던 나는 결국 이곳에서 가장 멀리서 온 사람 인증을 하고 말았다.
덧붙혀서 스탶 중에 한명이 한국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박용하의 팬이라고..;

 3시 좀 넘어서 전시회장을 나서 신사이바시로 떠났다.
이제는 먼 옛날의 이야기이지만, 약 5년여 전 오사카 신사이바시 GIGO에는 태정낭만당의 지점이 있었다.
1999년 11월 11일 당초 단기 출점 형식으로 오픈했던 태정낭만당 신사이바시 점은 지역 팬들의 호응 속에 2003년 9월 28일까지 3년 10개월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운영되었다.
이케부쿠로 본점에는 뻔질나게 드나들었었던 나도 신사이바시 점을 못가봤다는 아쉬움이 항상 남아있었다.
아무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왕 오사카에 온 거, 그 흔적이나마 한번 느껴보고 싶었다.

 텐마바시에서 열차를 세번이나 갈아타면서 신사이바시에 도착해 태정낭만당이 있던 신사이바시 GIGO를 찾아갔다.
사실 당초부터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있긴 했는데 4층으로 올라가보니 그곳에는 왠 당구대와 다트가 놓여있어서 태정낭만당의 흔적이라고는 미크론 단위 만큼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런걸 보고 싶었던 건 아니지만 벌써 5년 전 역사속으로 흘러가버린 이야기였으니 무념..


신사이바시 GIGO.

4층 빌리어드/다트.. 원래는 태정낭만당이 있었던 곳인데.

남아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신사이바시를 뒤로 한 나는 도톤보리까지 걸어와 그곳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잠깐 한숨을 돌렸다.
호텔이 있는 도브츠엔마에 역은 신사이바시에서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거리는 아니었지만, 돈도 아깝고 오사카에 아는 사람도 없고 저녁에는 딱히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에비스바시를 거쳐 걸어가 보기로 했다.

 지나가는 길에 북오프며 덴덴타운에 들러 잠깐 쇼핑을 했는데 그동안 도쿄를 수차례 오가면서도 볼 수 없었던 레어템(내기준)들을 발견하는 소득이 있었다.
덕분에 예정에 없던 강행군을 하느라 무리가 갔는지 시간은 7시 남짓 밖에 되지 않았는데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사실상 이곳에서 할 일은 다 마친 셈이었기 때문에 바로 호텔로 가기로 하고 덴덴타운을 빠져나왔다. 

 살짝 길을 헤메긴 했지만 어찌어찌 이날 밤을 보낼 호텔 츄오에 도착하여 체크인.
호텔은 여름에 묶었던 아쿠세라처럼 깔끔하진 않았지만 1박 2600엔이란 가격을 생각하면 그럭저럭 나쁘지는 않은 듯..
(12시 이후로는 밖에 못나간다던가, 온수기랑 전자렌지가 1층에만 있다던가 하는 거 빼면 좋았다.)

 밤에는 텐노지 역에서 길거리 음악인들의 공연을 감상하며 하루를 마무리 지었다.  


도톤보리에서.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오사카.

호텔 가는 길.. 저 앞에 보이는 탑이 츠텐카쿠

단촐한 호텔방의 모습

TV에서 '그녀는 요술쟁이(Bewitched)' 가 하고 있었는데, 니콜 키드먼 목소리를 오카모토 마야 씨가 담당했다.





텐노지에서.. 인상적인 공연을 선보였던 'trunk' 와 '오카무라 미노루' 씨



-2일째-

 잠자리가 썩 편하진 않았는데 아무튼 알람이 울렸기 때문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짐이라고는 가방 하나 들고 왔기 때문에 후닥닥 챙겨들고 10시에 체크아웃.
어제 무릎이 나갈 정도로 싸돌아다니고도 뭔가 미련이 남았는지 덴덴타운을 기웃거리던 나는 결국 길을 잃고 말았고,-_- 간신히 난바역을 찾아와 지하철을 탈 수 있었다.


하룻밤 신세졌던 호텔츄오.

츠텐카쿠. 호텔 찾아올 때와는 달리 이 아래서도 좀 헤멨다..



 급하게 텐마바시에 도착한 시간은 이미 2시가 넘은 뒤였다.
이벤트장으로 들어가니 어제 그 스탶이 날 알아보고 먼저 말을 건네왔다.
그러더니 어딘가에서 다른 스탶들을 불러오는 것이다. 아마 어제 했던 한국 이야기 때문인것 같은데..
다른 스탶들까지 끼어서 다시 이야기를 하는데 여행 중이냐고 묻는 말에 이거 보려고 온것이고, 어제 와서 오늘 돌아간다고 대답했더니 부담스러운 반응이..(우와 저사람인가봐 숙덕숙덕-_-)
뭐 모처럼이니 말 나온김에 태정낭만당 폐점 이벤트와 라스트 레뷰쇼 천추락 공연까지 다 참가했었다는 것도 다 얘기해버렸다.

 스탶들과의 대화를 마치고 원화전 쪽을 둘러보니 이날도 여전히 석판화를 구입하려는건지 서너명이 테이블에 눌러앉아 상담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중 한명의 모습이 어딘지 낯익은 것이다.
저 얼굴, 저 말투.. 분명 어딘가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맞다, 료스케 씨!

쇼 미더 머니!!


 사실 여기 오기전에 한번쯤 상상해 본 적은 있었다.
료스케 씨가 히메지에 산다고 했으니까 가장 가까운 이벤트장이 여기 오사카이니 운좋으면 어떻게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정작 료스케 씨가 이벤트를 보러 올지 어떨지도 모르는 마당에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지만..
'사쿠라대전 팬들의 파워~' 같은 얘기는 꺼내지 않더라도 가끔은 상식 밖의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다.

 료스케 씨가 자리에서 일어나길 기다려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혹시 3월에 낭만당 이벤트에서 뵌 기억 안나시는지..'

 특유의 호감가는 표정으로 돌아보던 료스케 씨는 이내 날 알아보았고, 우린 서로 놀라며 어떻게 여기서 또 만날수가 있냐며 낄낄거렸다.
우리는 그자리에서 한참동안 이야기를 하면서 낭만당 이벤트 때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수 있었다.

 원체 예상 못했던 반가운 만남이었던지라 이얘기 저얘기 주고 받다 하다보니 시간은 3시를 넘기고 있었다.
돌아오는 비행기가 5시 25분이었으니 늦지 않으려면 지금쯤은 출발해야 했다.
료스케 씨와 스탶들과 함께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쿠라대전을 응원하자며 입을 모은 뒤, 이벤트장을 떠나 공항으로 향했다.

 
 개인적으로는 레뷰쇼 종료 이후 사쿠라대전의 마지막 이벤트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무리를 해서 참가한 것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서프라이즈와의 만남, 또 나름 앞으로의 희망도 발견 할 수 있었던 이틀이었다.

 2009년의 사쿠라대전 콜렉션도 한번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런지? 


이벤트장인 오사카 머천다이즈 마트 입구

계속되는 사쿠라 콜렉션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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